요즘의 나는 로지의이야기



참 생각이 많아지는 나날이야

얼마전부터 불면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갔지 
선생님께서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모든 걸 이야기 하게 하셨어
묻는 말에 대답을 하다보니 모든 증세를 말하게 되었지 
항상 과거와 집안 이야기를 할때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는데 이젠 눈물도 없이 덤덤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나봐 
단 하나도 꾸밈없이 이야기를 했지 가족이야기를 다 하고 나니 선생님께서 "조선시대에 사세요?"라고 하시더라
그 한마디에 난 얼마나 답답한 인생을 살아온 걸까 싶고 그 동안 미칠듯이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도 모두 불안증세였단걸 
이제야 알아버렸던 거지 영화를 보든 공연을 보든 사람 많은 곳을 다녀오면 속이 뒤집히고 머리는 깨질듯 했던 것도 
모두 불안한 마음이었던걸 왜 몰랐을까 이 증상이 시작된건 14살때부터였고 불면증도 그때부터 시작이었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달은 걸까? 부모와 떨어져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하는 환경속에서 생겨난 마음의 병들

그래도 선생님께서 처방해주신 약 덕분에 7시간을 깨지 않고 자 이런 적 언제였는지 기억도 희미했거든 
잠들기도 힘들었고 잠들면 한두시간안에 깨고 악몽에 시달리고 가위에 눌리고 하지불안증세까지 ... 
겨우 잠들었다가도 고통에 울면서 깨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다시 잠들 수 없는 시간들도 있었지 
난 어떻게 버텨온 걸까? 가장 고통이 심했을 시절엔 지하철역이나 횡단보도에 서서 뛰어드는 상상을 매일같이 했지
하지만 버틸 수 밖에 없었으니까 내가 죽으면 나의 부모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인생을 사실테니 그것만은 할 수 없었어
그렇게 난 한동안 살아도 사는 거 같지 않은 반 송장 상태로 살았던 거야 

타인들 앞에선 일부러 더 웃고 괜찮은 척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 이야기를 해도 아무런 일이 아닌 것처럼 덤덤히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버렸더라 그저 조금 피곤해 보이거나 아파보이거나 기분이 안 좋아보일뿐
바다밑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린 우울을 감추는 재주만 늘어갔지 지금은 더 훌륭한 연기를 하고 있지 

복용 중인 약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고 흔들린다는 이야기를 하니 대표님은 약을 중단해야한다고 불면증보다 눈이 더 중요하다고
난 약을 먹지 않으면 안될 이유를 줄줄이 설명하니 그 정도 일지 몰랐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걸 보고 '아 나 잘 감추는 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서글퍼졌다 내 감정은, 마음은 어떻게 되어버린걸까

슬픈 책이나 공연을 볼때면 한껏 집중해서 마음이 울렁거리고 울음이 넘쳐나지만 남들앞에선 눈물을 흘리지 못해
혼자 있을때 되뇌이며 울곤하지 그래 내 스스로가 병을 깊게 만든거야 악화시켜버린거지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아이가 예전보다 참 밝아진거라고 말해줬지만 정말 밝아진걸까? 그런 척을 잘 하는 걸까?
이젠 나도 내 자신을 모르겠어 괜찮은 건지 아닌 건지 나조차 헷갈리는 내 자신이라서 그 누구도 눈치 챌 수 없겠지
선생님 앞에서도 울지 않았으니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느끼셨을지 궁금하지만 물어보기 겁이 난다

불안척도검사지를 보고서 심하지 않은 편이라 하셨지만 사실 적당히 골랐던 것 같아 그저 빨리 써버리고 싶었고 
적당히 괜찮아 보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지 .. 하지만 증상이 많아 복용하는 약도 많고 부작용도 있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심장이 왜 세차게 뛰는 걸까 명치에 무언가가 꽉 막혀있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약을 먹지 않으면 두통이 생겨나고 심장이 진정되지 않아서 주머니속에 한봉지를 넣어두고 꼭 쥐어본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볼 수 있을까 초조한 마음이 아니라 여유롭게 기다리려 노력해본다 

망가진 인생이 내 탓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것,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내 자신을 위로할 것,
내가 즐거워질 수 있는 것들에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이 될것, 나에게도 커다란 행복이 올 것을 희망 할 것

내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주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말해본다 마치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듯

나는 15살에 생을 마감했어야 했지만, 지금까지 살아있다 하루하루를 죽지 못하는 내 자신을 원망하면서 살아온 시간들
이제 잊어버리자 떨쳐버리자 치료하지 못할 병에 걸리게 해달라고 빌던 내 자신도 지우자 인생은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
어쩌면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아무리 바꿔보려고 발버둥치려 해도 바꿀 수 없을지도
의연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미련없이 살아가자 하루하루를 원하는 대로 살아보자 언젠간 편히 눈 감을 수 있겠지
그리고 꼭 유서를 써두자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에겐 죽음은 자유와 편안함이라고 슬퍼말라고 

앞으로 얼마나 더 살아내야할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말로 사랑한다 많이 말할꺼야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잖아 마음이란거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넘치게 사랑을 줘야지 후회없도록







어쩌면 지루하고 우울한 이야기, 하지만 아주 오랜만에 써본 나의 솔직한 이야기를 마치며
부디 내 사람들에겐 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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